충동적으로 무언가를 결정하는 일은 있어도, 충동적으로 무언가를 하는 법은 없다. 충동적으로 무언가를 하려면, 언젠가 먼 시점에 무언가를 하려고 충동적인 결정을 한 다음, 그걸 지키는 수밖에. 약속은 잘 지키는 편이다.
- 2011/11/15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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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북극에 사는 북극곰이라고 합니다. 저희는 대대로 추운 북극에서 견딜 수 있는 길고 부드럽고 따뜻한 털을 길렀고 얼음을 깨고 물고기를 잡을 수 있는 강인한 발톱도 가졌습니다. 그런데 요즘 날씨가 더워져서 큰일입니다. 가만히 있기도 힘들고 심지어 발을 디딜 땅도 줄어들고 있어요. 먹을 것도 줄어들어 제 아이들이 굶고 있어요. 선생님, 제 사정이 이러니 어떻게 제가 당신을 먹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스스로 변론해보세요.
태그 : 꽁트
- 2011/10/28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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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용도는 없지만 집에 놓고 보고 있으면 기분 좋은 물건들이 있다. 소모하질 않으니 줄어들 일 없이 쌓여만 간다. 도저히 어떻게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면 한꺼번에 들어 내다 버리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 그 때가 와 드디어 손에 쥘라 치면 이놈 저놈 할 것 없이 끈적하게 달라붙는다. 짐을 좀 덜잡시고 죄책감을 대신 껴안는 일이 달갑지 않다.
그리하야 예쁜 물건들은 방구석에 엉겨붙기 전에 사진 몇 장 찍고 얼른 남 줘버리는 게 상책인데, 이를 죄책감의 위임이라 한다.
- 2011/07/16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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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더러우면 쉽게 피곤함을 느끼고, 우울해지는데다 심지어 비참함을 느끼기도 한다. 삶의 기본값이 행복이라고, 다소 순진한 전제를 하고 보자면, 행복을 유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집을 깨끗이 유지하는 것이다. 반대로 깨끗함이 곧 행복이다. 행복을 지키려거든 매일 매 순간 청소를 해야 한다. 그런데 청소는 피곤하다. 피곤할 때는 청소를 할 수 없다. 하루 피곤하면 하루 청소를 거르고, 덕분에 내일 회복될 가능성은 더 줄어든다. 그러면 내일 피곤하니 내일은 더 더러워지고, 모레는 더 피곤하고 우울해지고 행복하지 않고 비참해지는 것이다. 즉 행복하려면 피곤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심즈에 모든 인생의 갈래가 들어 있습니다. 심즈를 합시다.
- 2011/01/24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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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인이 아니라도, 누군가 볼 것을 알면서 글을 쓰는 걸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여러모로 마음을 다잡는데 도움을 받고 있다. 특히 아주 적은 수의-불특정인들이 읽는 한적한 공간이 있다는 것은 꽤나 마음의 위안이 된다. 그래도 가끔은 나만을 위한 날것을 쓰고 싶을 때가 있다. 그래서 가끔 일기를 다시 쓰기 시작하는데, 쓰이는 것은 읽히는 것을 전제한다. 최소한 한 명에게는 읽혀야 한다. 쓴 사람이다. 그리고 내 손 닿는 물건은 다른 누군가의 손에도 닿는다. 적어도 사후에라도 누군가 읽을 것 아닌가? 그런 것들을 생각하면 나만을 위한 글이라는 것이 부질없게 느껴져서 거르고 거른 글을 일기에 한글자씩 적는다. 그리고 지쳐서 일기 쓰기를 멈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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