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엎질러진 물 헤이

요즘은 말을 조심해야 한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다. 생각만이 아니라 나름 실천에 옮기고 있는데, 여기에는 지금 이미 엎질러진 물이라는 법칙이 작용하는 중이다.

나는 낯을 심하게 가리는 편이지만 - 낯이든 말이든 - 일단 트고 나면 거침이 없다. 다시 말해, 수위 조절을 잘 못 한다. 상대와 농담을 하는 사이일 경우에는 특히 더 그렇다. 나의 농담이라고 해봐야, 자학하거나, 상식과 몰상식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들며 상대의 신경을 건드리는, 고작 그런 수준의 것이다. 그런 류의 농을 주고 받다 보면 이 '상식과 몰상식의 경계'라는 것은 점점, 어제 몰상식이었던 것이 오늘은 상식이 되고, 오늘의 몰상식이 내일은 상식이 되는, 그런 식으로 위험한 곳으로 이동하려는 경향을 띤다. 그리고 어느 날 위험이라고 쓰여진 선을 넘는 순간 ㅤㄸㅣㄱ하고 몰상식의 대가라는 꼬리표가 붙는 것이다. 맞장구 쳐주는 사람이 없으면 그렇게까지 될 일은 아니지 않는가? 억울하기 이를 데 없는 일이나, 딱히 하소연할 곳은 없다.

한 번 그런 인상이 생기고 나면, 평소보다 아무리 조심을 하더라도, 단 한 번에 "역시 그렇네" 가 튀어 나온다. 그것이 이미 엎질러진 물 법칙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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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Irene 2005/10/16 11:51 # 삭제 답글

    앞으로 맞장구 안 쳐주면 되는건가? 아니, 늦은건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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