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랄까, 안 보면 안 봤지, 야구 하면 내게는 오직 타이거즈뿐이었다.
기억이 정확하진 않지만, 나는 부산에서 태어나서, 인천, 부천을 거쳐 - 대개는 서울과 성남에서 살았으므로 광주하고는 도무지 인연이 없다. 그러면 왜?
내가 프로야구 중계를 처음 본 것은 초등학교 육학년 때의 일이다. 나는 당시 야구가 뭔지는 알았지만 프로야구라는 게 정말은 뭐가 재밌는 건지 몰랐기 때문에 사람들이 티비로 야구 중계를 본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아니, 글쎄 그게 왜?"
하루는 친구 집에 놀러 갔는데, 이 애들이 나랑 놀다 말고 뭔가 이상한 걸 보고 있는 거다. 그래, 그게 야구였다. 해태 타이거즈와 '다른' '어떤' '팀'과의 경기. 나는 잘 모르는 경기면 지는 쪽을 응원하는 타입이지만, 그날의 타이거즈는 그저 그런 이기는 팀이 아니었다. 그들은 글자 그대로 압도적인 경기력을 가졌고, 야구 문외한이며 약자를 응원하는 습성을 가진 나에게 다른 선택을 하게 만드는, 한마디로 뭔가 있는 팀이었다.
뭐, 그런 운명적인 것 같은 기억이 있기는 하지만, 한편 나의 무언가에 대한 열광이란 그리 오래가지 않는 법이어서, 최근에는 꽤 타이거즈를 잊고 살았다. 그래, 솔직히 말하면 창용이도 없고, 계현아찌도 현우아찌도 없는데다, 미소가 멋진 재홍씨도 팀에 적응을 못해 떠나지, 성호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사실 기대가 너무 높긴 했지만) 상황에서 종국씨만 보고 살기에도 이제 그만 지쳤던 것이다. 아니, 더 솔직히 말할까? 타이거즈는 꼴찌하는 팀이 아니라고!
결국 나는 티비에서 멀어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구 기록은 매일 매주 매해 나의 당일 컨디션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 중 하나로 여전히 자리하고 있다. 나는 지금도 늘 '어제의 기록에서 신경을 끌 수만 있어도 내 삶은 좀 더 자유로워질 텐데'라고 말한다. 새 시즌의 시범경기가 진행되고 있다. 호랑이들아 달려! V10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