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뭐 따로 특별한 일이 없었다. 어제 오늘 해서 이상하게 갑자기 지친다. 출근해보니 현충일에 출근한 사람들이 남긴 흔적이 있었다. 훈련 때문에 평일에 못 나오게 되어서 출근 한 사람도 둘이나 되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참 멋진 사람들이다. 그리고 우리는 과도한 책임감을 요구받는 어려운 상황에 있다.
글쎄, 개인의 입장에서 보면 이런 책임감을 느끼고 스스로 행동하는 것은 근사한 일이다. 하지만 조직의 입장에서 볼 때 극도의 책임감을 요구하는 상황은 사실 관리 실패에 가깝다. 내 감정은 간혹 둘 사이를 왔다 갔다 한다. 둘 사이에서 반대로 생각하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불만을 품게 되고, 조직의 입장에서 당연한 책임감을 요구하게 된다. 고마움을 느끼기는 커녕 말이다.
난 개인이지만 종종 조직의 입장에서 보기를 좋아한다. 리스크 관리를 위해서 개개인을 대체할 수 있는 부품으로 보기를 나 자신에게 요구하기도 한다. 도대체 다른 사람이 읽거나 이해하기 쉬운 코드를 작성하는 것이 무슨 이유겠는가? 그래서 가끔 자기 모순에 빠진다. 재밌는 일이다. 이 시대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은 자가당착의 꿈을 꾼다.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프레임웍, 세상의 모든 일을 간단하게 만들어 주는 소프트웨어 해결책. 과거에 과학과 혁신에 피해받는 노동자들은 혁신을 만드는 사람과는 다른 사람이었다. 그들은 적이었다. 하지만 이 시대의 기술자들은 자기 밥그릇을 노리고 있다. 대체 나는 왜 그걸 원할까?